반의사불벌죄, ‘처벌불원서’와 ‘합의서’ 동시 확보가 핵심…’돈만 보내고 서류 못 받는’ 비대면 합의 위험성 지적
폭행 합의금 보냈는데 사건 종결 안 되면? 변호사들 ‘이 서류’ 없으면 말짱 도루묵
폭행 사건에 휘말려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았다면, 피해자와 합의만 하면 모든 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섣부른 합의금 전달은 ‘돈은 돈대로 쓰고, 처벌은 처벌대로 받는’ 최악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폭행과 같은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죄)’ 사건일수록 합의 절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법률 상담에 참여한 변호사 15인의 조언을 종합해 안전한 합의의 모든 것을 짚어봤다.
고소 취하? 아니, ‘처벌불원서’가 진짜 열쇠
폭행 사건 합의의 가장 큰 착각은 ‘고소 취하’만으로 사건이 종결된다고 믿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소취하서’보다 더 중요한 서류로 ‘처벌불원서’를 꼽는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반의사불벌죄에서는 형식적으로 ‘고소취하서’가 아니라 ‘처벌불원서’가 제출되어야 한다”고 명확히 했다. 이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수사기관에 공식적으로 밝히는 문서로, 경찰이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는 직접적인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합의 과정에서 고소취하서를 받는 것도 좋다. 형사소송법상 고소를 취하하면 다시 같은 내용으로 고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 종결의 핵심 열쇠는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이며, 이를 가장 명확하게 증명하는 서류가 바로 처벌불원서인 셈이다.
민사 분쟁까지 막으려면…’합의서’는 필수 보험
처벌불원서로 형사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고 해서 안심할 순 없다. 피해자가 말을 바꿔 추가적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등 민사 분쟁의 불씨가 남을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바로 ‘합의서’다.
김경태 변호사는 “추후 피해자가 번복할 경우를 대비하여 합의금 지급 증명과 함께 이 서류들이 중요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합의서에는 합의 금액, 지급 방법과 함께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 역시 “합의서는 민사상 합의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이며, 처벌불원서는 형사 절차 종결을 위한 필수 문서”라며 두 서류를 함께 받아야 분쟁의 소지를 완벽히 차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처벌불원서’와 ‘합의서’는 형사 처벌과 민사 분쟁을 모두 막는 ‘한 세트’인 셈이다.
합의는 얼굴 보고? ‘돈 떼일’ 위험 피하려면
서류의 중요성을 알았다면, 이제 어떻게 주고받을지가 문제다. 변호사들은 만장일치로 ‘대면 합의’를 추천했다. 얼굴을 마주하고 신분을 확인한 뒤, 합의금을 건네는 동시에 서류에 서명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색하거나 두려운 마음에 비대면 합의를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 천경득 변호사는 생생한 경고를 날렸다. 그는 “덜컹 합의금만 건네고, 필요한 서류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상대방이 합의금을 안 받은 상태에서 서류를 보낼까요? 글쓴 분도 서류를 안 받은 상태에서 합의금을 보내는 것은 리스크하죠”라고 지적했다. 돈만 보내고 서류를 못 받거나, 서류를 보냈는데 돈을 못 받는 ‘먹튀’ 위험이 양쪽에 모두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약 부득이하게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면, 법무법인 헌원의 조선호 변호사는 대리인을 보내거나, 최소한 신뢰 관계가 있는 사이라면 문자 등으로 처벌 불원 의사를 남겨두고 합의금을 지급한 뒤 우편으로 서류를 받는 방법을 제안했다.
어떤 경우든 합의금 지급 내역(계좌 이체 기록 등)과 서류 확보는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을 잊어서는 안 된다.
출처: 폭행 합의, ‘고소 취하’만 믿었다간 큰코다친다…변호사 15인의 경고
https://lawtalknews.co.kr/article/LIC5NQL2B568